최근 일련의 국제현상 설계들을 살펴보면 가장 자주 현상설계에 당선되는 건축가는 2004년도프리츠커 프라이즈를 수상한 이라크 출신의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다.
서울시장의 야심찬 건축 프로젝트인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계획 역시 하디드가 당선되었다.
이 건축가는 왜 이렇게 주목을 받았을 까?
하디드는 영국 AA스쿨을 졸업한 후, 렘 쿨하스와 함께 OMA를 설립한 건축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초기 작품은 거의 지어질 수 없는 황당한 그림들 뿐이었다. 가문에 콩 나듯이 지어졌던 몇 안되는 작품도 비트라 소방서의 경우에서와 같이 기능적인 질책을 피하기 힘든 문제 투성이의 애물단지였다.
자하 하디드 디자인
그런 그녀가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잘 나가는 건축가가 되었을 까?
아마도 정답은 프랑크 게리일 것이다. 거의 모든 지자체 공무원의 섭외 영순위인 프랑크 게리의 빌바오 구겐하임을 완성한 이후에
빌바오 이펙트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혁신적인 형태의 건축이 돈이 된다는 공식이 증명되면서 너도나도 이전에 보기 힘든 새로운 형태의 건축을 추구하였고,
비현실적인 형태의 대표적인 주자 중에 하나였던 자하 하디드도 잘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배후에는 어떠한 형태도 실현시킬 수 있을 정도로 지난 20년간 소프트웨어와 CAD CAM을 이용한 건축기술이 발전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파괴적 형태의 장을 열어준 게리의 도움과 컴퓨터를 이용한 건축세계를 열어준 아이젠만이 없었다면 지금의 하디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하디드는 꼿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의 형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데 소위 심오한 철학적 건축가에 비해서 하디드 자신은 논리적인 프로세스에 의해서 디자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통 건축가들이 하디드 라인이라고 부르는 직선과 곡선이 잘 조화를 이룬 형태는 그만의 독특한 건축적인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형태
아이젠만 같은 건축가도 그러했듯이 하디드 역시 건축표현 기법 특히 소프트웨어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은 건축가이다.
그녀의 초기 작품들을 보면 건축가들이 사용하는 수평 수직자에서는 탈피하여 박스형태의 건축은 하지 않으나 아직도 삼각자는 버리지 못한 수준으로 사전이 많이 도입된 당시 유행하는 해체주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준다.
초기에는 지어진 건축물이 없었기에 하디드는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검은 배경의 조감도로 유명했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게리 같은 건축가가 선박, 비행기 디자인에 사용되는 CATIA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멋진 형태의 건축물을 완성하게 되자,
자하 하디드는 라이노라는 주로 보석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건축 스타일을 완성하게 되었다.
에술공연센터, 아부다비, 자하하디드 디자인
오페라 하우스, 두바이, 자하 하디드 디자인
기존의 3D Max 같은 소프트 웨어는 곡선을 눈대중을 통해 대략적으로 그려냈다면, 라이노는 곡면을 만들때 숫자를 타이핑해 넣엇 원하는 형태를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그릴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디자인은 현재 전 세졔적으로 랜드마크를 원하는 많은 위정자들에 의해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알수 있듯이 공사기간이 10년 이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들의 경우, 초기 현상설계 당선시에는 찬사를 받았으나 완공되었을 때에는 이미 건축스타일의 유행이 지나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 데 자하 하디드의 작품은 이 같은 시간의 시험을 어떻게 견디어 낼지 궁금하다.
만약에 시공할 때 새로운 구조적인 혁신성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 각광을 받을 것이나 그렇지 못한다면 완공시에 퇴물 취급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