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하는 초기 프로세스는 좀 즉흥적이고 감성적이면서도 황당한 방식인데, 먼저 종이를 구겨서 책상 위에 던져보면서 여러가지 형태의 폼을 만들어 본 후, 수차례의 시도를 통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만들어졌을 때에 전자감지 펜이 달린 3D 디지타이저를 이용해서 모델 위의 표면을 한점 한점 찍어 컴퓨터상의 모델리으로 재현하게 된다.
여러 차례의 반복과 발전과정을 통해서 최종 건축물의 컴퓨터 모델이 만들어지게 되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프랑스 '미라지' 전투기를 디자인할 때 사용했던 'CATIA'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3차원의 모형을 마치 종이 모델의 전개도를 만들듯이 2차원 평면조각으로 나누게 된다.
이후 모든 데이터는 정확하게 공장으로 옮겨져서 필요한 빔과 패널들을 제작하고 현자에서 조립을 통해서 완성하게 된다.
게리의 건축형태 자체는 언제나 있어왔던 형태일 지 모르나 건축 외의 다른 분야인 비행기나 배를 제작하는 방식을 건축에 도입한 점은 혁신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게리가 초기에 이 같은 방식을 사용했을 때 건축분야에서는 그것을 수행할 기술력이 없어서, 디트로이트로 보내어 자동차 제작회사의 도움을 받았었다.
프랑크 게리의 작품은 기술발전과 함께 함께 항상 진화해 왔다고 볼 수 있다. CATIA를 사용하기 전에는 이리 저리 벽과 천정을 자르고 꺽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형태에 변형을 주어서 마치 해체주의 건축가들의 작품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들었으나, 이후 컴퓨터를 이용하여 좀더 세련된 곡면을 만들 수가 있었다.
실제로 자유로운 3차원 곡면이라는 것은 컴퓨터가 개발되기 전, 오래전부터 바로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한 가우디나 그 이전에 여러 지역 전통건축에서도 실현된 바 있어서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곡면을 금속으로 만듦으로써 가공하기 힘든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나 전혀 금속답지 않은 자유로운 형태가 나왔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